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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심폭포를 찾아서...

반달곰원장/자유영혼 2008. 10. 27. 11:28

울 성화님의 걷기 후기를 보다가 직접 보라고 해서

직접 웹사이트를 찾아보앗다.

이걸 올릴까 말까하다가 다 큰 어른들인데 뭔일 있을라고 하는 생각에

올리기로 결심했다. 물론 다른 분의 글을 퍼 올리는 것이다.

산세와 수진이가 아직 어려서 심히 걱정되지만

나름 강한 동생들이라 생각하고 자연 그대로를 즐겨주기를....

 

작년에 세상걷기 시절 처녀바위도 내가 올렸던 기억이 나는데

이러다가 이런쪽으로 완전히 찍히는 거 아닌지 모르겟네...ㅎㅎㅎㅎ

 

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시길....

 

 

 

누군가가 올릴글!!!!

 

'차마 못 볼 곳'
   조선왕조실록에 여성의 성기를 '불인견지처(不忍見之處)'라고
표현했다고 합니다. 차마 쓰기 민망한 말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
이죠.
   설악산 흘림골에 '눈을 바로 뜨고 볼 수 없는 곳'이 있습니다.
   여심(女深)폭포입니다.
   여성의 깊은 곳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. 여신(女身)
폭포라고 한다고 합니다.
   지난 9월 마지막 날 그곳을 찾아가 보았습니다.

   여심폭포를 찾아가려면 국도 44호선 한계령에서 양양 오색으
로 3km 가량 내려온 흘림골 입구를 통하여 산으로 들어가야 합
니다. 등선대로 올라가는 길이기도 합니다.
   입구에서 900m 가량 올라가면 계단이 나옵니다. 그 오른쪽에
감추어져 있습니다.

   여심폭포는 설악산이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았던 1970년대
신혼부부가 꼭 들러는 코스였다고 합니다.
   하지만 1985년 흘림골이 휴식년에 들어가면서 여성의 깊은 곳
은 20년 가까이 뭇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습니다. 2004년 가
을 다시 나신을 드러냈습니다.
   하지만 2006년 여름 집중호우 때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을
만큼 상처를 입고 말았습니다.
   그 상처를 석달 가량 지난 그해 10월 28일 보았습니다.
   2년이 지난 지금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습니다.
   최근 가뭄으로 떨어지는 물의 양도 적었습니다.
   그 적나라한 모습을 정말 눈 뜨고 볼 수 없었습니다.
   한쪽 눈을 살짝 감고 사진 몇장을 찍고 등선대로 올라갔습니
다.

   내려오는 길에 그녀를 다시 만났습니다.
   나무잎으로 깊은 곳을 살짝 가린 모습은 올라올 때와는 사뭇
다른 감정을 자아나게 합니다.
   고은 시인의 시가 생각났습니다.

      내려갈 때
      보았네
      올라갈 때
      보지 못한
      그 꽃

   설악산 높은 곳에는 단풍이 찾아왔다고 합니다.
   한계령 쪽도 다음 주말이면 고운 단풍이 내려앉겠죠.
   그때 꼭 한번 찾아가 보십시오.